[이상 시의 주기경계조건] - 건축무한육면각체-진단 0 : 1의 파해
오상현/이수정
체고!
멋진 논문이다. 읽고 혼자 정리해보았다.
주기경계조건이란?
경계를 서로 이어서 공간이 주기적인 성질을 가지도록 하는 조건
주기경계조건을 나타내는 도식적 표현이다. 밝기가 옅을수록 과거. (옆면이 이어진 것 확인 가능)
a 기본 다각형 그림
b 반복 그림 : 옆으로 반복적 연결
c 동일 위상 도형 매핑 : 잡아당겨서(매핑) 주기 경계 연결
모듈러 연산이란?
주기가 되는 수 n을 기준으로 하는 나머지 연산 (ex : 14 mod 12 = 2)
A 와 B가 법 n에 관하여 합동: n으로 모듈러 연산한 결과가 같을 때
이상 시에서 나타나는 주기경계조건에 관한 단서
[삼차각설계도 : 선에관한각서4]
"탄환이 일원도를 질주했다 (탄환이일직선으로질주했다에있어서의오류수정) "
-탄환이 주기경계조건이 걸린 공간에 있음을 함의
[무제 - 손가락같은 여인]
"한 마리의 뱀은 한 마리의 뱀의 꼬리와 같다.(중략) 같은 사람이 같은 문으로 속속 들어간다. 이 집에는 뒷문이 있기 때문이다"
- 우로보로스(무한 상징) / 앞문과 뒷문이 연결된 주기경계조건에 걸린 집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1],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6], [진단 0 : 1], [오감도-시제사호]⭐️
"1 2 3 4 5 6 7 8 9 0"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수는 10이 아닌 0
-> 수열에 법이 10인 모듈러 연산이 전제되어 있음을 함의함 (0 ≡ 10 (mod10))
이는 수열의 확장/ 무한수열 암시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6]
"숫자의어미의활용에의한숫자의소멸"
-> 순환소수 암시
-> '숫자의어미의활용' = 순환소수 표현하는 점(.)
-> '숫자의 소멸' = 반복적인 부분의 생략
여기서의 발상을 "1 2 3 4 5 6 7 8 9 0" 라는 수열에도 적용 가능
"숫자의어미의활용에의한숫자의소멸" -> 수열의 규칙성(모듈러연산/합동)에 의한 수열의 간략화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6]
"1234567890의질환의구명"
-계속 반복되는 숫자를 일종의 질환이라고 봄
폐병을 앓았던 작가의 증세 악화(1->9)와 완화(0->9)
같은 일상의 반복에서 반복되는 권태와 답답함
등의 해석을 제시
[진단 0:1 ] 해석
시에서 나타나는 규칙 2가지
1) 점 대각이동 규칙
점이 대각선으로 한 칸씩 움직이는 양상
2) 점- 숫자 밀어내기 규칙
숫자가 동일한 열에 머물다가/ 해당 열에 점이 오면 오른쪽 열로 이동하는 양상
주기경계조건을 가정 - 반복 그림/동일 위상 도형 매핑 표현
붉은 화살표 -> 점- 숫자 밀어내기 규칙의 위배 확인 가능
숫자표 일부를 왼쪽 한칸,아래쪽 한칸 이동시켜 포개어 붙이면 해결됨
이 해결 방안은 놀랍게도 제목 [진단 0:1]에 내포되어 있다.
수정 전 반복그림의 가운데에서 발견할 수 있는 0.1! (원래 시에서는 0과 1이 이어져 있는 모습 확인 불가)
이를 움직여 두 0.1을 합치시킴으로써 올바른 그림 완성
'진단'의 의미 : "숫자표에 주기경계조건을 부여하며 적절한 주기로 확장시키기 위한 진단"
[시제사호]에서 "진단 0:1"이 "진단 0.1"로 제시된 것은 숫자표의 양 옆을 잇는 발상을 위한 힌트를 준 것일 가능성..!
또는 "진단 0:1"은 건축 과정 중의 명령, "진단 0.1"은 건축이 완료된 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가능성 (이상은 원래 건축 일을 했음)
정리 - [진단 0:1]의 주기경계조건 해석을 뒷받침하는 증거
주기경계조건과 문학적 함의
이상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주제 ->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공간일 가능성
[진단 0:1]의 '환자'는 '세상' '진단'은 '세상이 반복적이고 병적인 상태에 있다는 진단'으로 볼 수 있음
이상이 자주 다루는 '자아분열, 분신, 반복, 무한,공포, 권태' 등의 모티프가 주기경계조건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
차원주의
큐비즘과 미래주의를 잇는 예술운동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에서 문학의 차원을 3,4차원까지 확장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 -> 4차원
[이상한 가역반응]
"발달하지도아니하고발전하지도아니하고이것은분노이다"
세상이 무한히 반복하는 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 세상에서의 운동이 무의미한 반복에 불과하다고 판단.
난해한 시에 이렇게 깊은 해석이 담겨져 있었다는 점, 또 그것을 해석 성공한 저자님에게도 감명받았다. 알쓸인잡에서 보고 논문을 읽어봤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선에관한각서1]에서 "원자는원자이고원자는원자이다, 생리작용은변이하는것인가, 원자는원자가아니고원자가아니다, 방사능붕괴인가" 라는 말이 나오는데 모든 것의 기준은 원자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많은 것들은 쪼개질 수 있지만 원자는 그 하나의 자체다. 내가 얼마 전에 포스터로 만든 칼 세이건의 명언 " 우리는 별가루로 만들어졌다"라는 말도 우리가 별에서 생성된 원소로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그리고 방사능 붕괴! 로 인해 양성자나 중성자 등이 변화함으로써 원자가 변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 이상이 정말 이과적인 시인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오감도]에서 등장하는 "동쪽에서솟아오른태양이서쪽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서쪽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서쪽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공중한복판에와있어서시계를꺼내본즉서기는했으나시간은맞겠지만" 이라는 구절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느낄 수 있다. 시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운동의 무용함을 나타내는 시구에서 관성 좌표계가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논문을 읽고 문학 속에 담긴 수과학에 대한 아름다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요즘 예술이나 문학이 주는 힘에 대해서 많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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